“친구를 좋아하고 같이 놀고 싶어 하는데, 왜 자꾸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까요?”

친구에게 관심이 많고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관계를 맺는 방법이 아직 서툴 수 있습니다. 친구와 어느 정도 가까이 있어야 하는지, 언제 다가가고 언제 기다려야 하는지, 어떤 말과 행동이 상대를 기분 좋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는지 알기 어려운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아이의 마음이 나쁘거나 친구를 배려하려는 노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신호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방법을 아직 충분히 배우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친구와의 ‘적당한 거리’를 모르는 아이

친구 관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가 있습니다. 친해지고 싶다고 해서 언제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친한 사이에도 각자가 편안하게 느끼는 경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에게는 이러한 관계의 거리를 알아차리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친구에게 계속 가까이 다가가거나 따라다니고, 상대가 그만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데도 장난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친구의 물건을 허락 없이 만지거나, 친구가 다른 아이와 노는 모습을 보고 크게 서운해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관심과 친근함을 표현한 것인데 상대는 부담이나 불편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나는 같이 놀고 싶었을 뿐인데 친구가 나를 싫어한다”고 느끼며 혼란스러워합니다.

어떤 말과 행동이 상대를 불편하게 할까요?

아이들은 관계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표정과 말투, 몸의 방향, 목소리의 크기, 대화가 오가는 순서에도 상대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같은 말도 상황과 말투에 따라 장난이 되기도 하고 놀림이 되기도 합니다. 친구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면 간섭처럼 느껴질 수 있고, 재미있게 해주려는 행동도 상대가 원하지 않으면 불편한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에게 단순히 “친구에게 잘해줘”, “사이좋게 놀아”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이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무엇을 살펴보고,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 친구의 표정과 반응을 살펴보기
  • 함께 놀고 싶을 때 먼저 물어보기
  • 친구가 싫다고 하면 행동을 멈추기
  • 내 마음을 공격적이지 않은 말로 표현하기
  • 거절당했을 때 다른 선택을 해보기
  • 갈등이 생겼을 때 사과하고 다시 관계를 이어가기

이러한 방법은 설명을 한 번 듣는 것만으로 익히기 어렵습니다. 실제 관계 속에서 반복해서 경험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회성 그룹치료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사회성 그룹치료는 단순히 여러 아이가 모여 함께 노는 시간이 아닙니다. 비슷한 발달 수준과 관계 목표를 가진 아이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실제 또래 관계를 경험하고 연습하는 과정입니다.

그룹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기다림, 선택, 거절, 양보, 협력과 갈등이 일어납니다. 아이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을 친구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경험하게 됩니다. 관계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는 치료자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다시 살펴보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며, 더 적절한 표현과 행동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놀이 제안을 받아주지 않았을 때 바로 화를 내는 대신 “지금은 하기 싫은 거야?”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친구의 장난이 불편할 때에는 밀치거나 소리치는 대신 “나는 그 장난이 싫어. 그만해 줘”라고 표현하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성 그룹치료에서는 친구에게 다가가는 방법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친구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 상대의 경계를 존중하는 방법, 자신의 경계도 분명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함께 배웁니다.

이런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성 그룹치료는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반복될 때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친구와 가까워지고 싶지만 다가가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
  • 일대일 관계는 괜찮지만 여러 명이 함께 놀 때 자주 소외되는 경우
  • 놀이를 자신의 방식대로 이끌려 하여 갈등이 반복되는 경우
  • 장난과 놀림을 구분하거나 친구의 불편한 신호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
  • 거절이나 패배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감정이 크게 흔들리는 경우
  • 관계 문제가 반복되면서 또래 앞에서 위축되거나 자신감을 잃은 경우
  • 개별치료에서 배운 방법을 실제 또래 관계에서 연습할 필요가 있는 경우

다만 친구와 한두 번 다투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성 그룹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려움이 얼마나 자주 반복되는지, 아이가 그로 인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학교와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아이의 현재 상태에 따라서는 그룹치료에 앞서 개별적인 평가나 상담, 정서적 안정,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지원이 먼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그룹을 선택할 때에도 나이만이 아니라 발달 수준, 관계 특성, 치료 목표와 그룹 구성원 간의 조화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목표는 친구가 많은 아이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성 그룹치료의 목표는 아이를 모두에게 인기 있는 아이로 만들거나 정해진 방식에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기질과 개성을 존중하면서 관계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상대의 마음과 경계를 살피며, 갈등이 생겼을 때 다시 관계를 조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사회성은 “친구와 잘 지내야 해”라는 말만으로 배우기 어렵습니다. 친구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 어떤 말과 행동이 상대를 기분 좋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는지를 실제 관계 속에서 경험하고 연습할 때 아이는 자신에게 맞는 관계의 방법을 조금씩 알아갈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관계 문제로 아이가 속상해하고 있다면 먼저 혼내거나 성격의 문제로 판단하기보다, 아이가 관계 속에서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세심하게 살펴봐 주세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열심히 친구에게 맞추라는 요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방법을 안전하게 배울 기회일 수 있습니다.